2014.09.30 11:12
멜번이라는 낯선 곳을 오기에는 많은 과정이 있었습니다.
호주에 대해 알기 전까지만 해도 시드니가 수도고 캥거루나 코알라가 뛰어 노는 줄만 알았던 곳,
그것도 이름도 생소한 호주 멜번으로 오기에는 많은 고민이 있었죠.
대학생활을 마치고 학사장교로 군생활을 하면서 지냈던 3년은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하루하루에 지쳐가고
새로운 경험에 목말랐던 시기였습니다.
나름대로 군 생활에 최선을 다했지만 항상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었고,
이미 취업을 한 선배들이나 친구들을 만났을 때도 항상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군 생활을 끝마쳐 갈 때 즈음에는 동기들이 하고 있는 취업준비 대신에 외국유학에 대한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친 짓이라고 반대하며 설득하려 했고 실제로 고민도 많이 했지만
이번이 20대에 외국에 나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멜번 모나쉬 대학원 석사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군대 전역 한 달 후 부푼 가슴을 안고 멜번으로 출발했습니다.
도시는 조용하고 홈스테이 가족은 친절했고 학교는 즐거웠습니다.
석사코스를 밟기 위해서 EAP코스를 먼저 들었던 저는 높은 어학점수가 필요했기 때문에 남들이 흔히 생각하는 매일 파티와 클럽보다는(물론 가끔은 있었지만)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주말에는 친구들과 멜번 시내를 다니거나 여행을 하는 시간이 계속 되었습니다.
모나쉬 어학코스는 대부분이 학사나 석사를 준비하는 외국 사람들(중국, 일본, 중동)이 대부분이여서 학업분위기가 좋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한국 사람도 겨울 방학 때 한 달간 단기어학연수를 왔던 단체 대학생을 제외하고는 전체 레벨을 통틀어 4명 정도여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 이였습니다.
대학교에서 진행하던 프로그램인 언어교환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한국말을 공부하는 호주 학생들과 서로 한국말로 또 영어로 튜터링을 해주면서 공부했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에는 멜번에서 길을 물어 홈스테이집을 찾아가는 것도 힘들었던 제가 7개월이 지난 지금은 생활하는 것에 있어서만큼은 의사소통에 그다지 큰 문제없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외국친구들과 TV 뉴스를 보면서 내용을 이야기 하고 영화관에서 가끔씩 영화를 보면서 웃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때 저 스스로 가끔 놀랄 때도 있습니다.
물론 아직 한참 멀었고 부족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노력을 해야 하는 것도 알고 있지만 투자된 시간만큼 영어가 늘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시간동안 배웠기 때문에 조금해 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려 합니다.
호주에 와서 다른 문화를 가진 친구들과 생활하고 지내면서 많이 다른 것을 느꼈고 영어외에 배울 수 있는 것도 많았습니다.
저는 7월에 계획했던 석사코스를 포기하고 현재 기회가 닿아 파트타임으로 있는 IT회사에서 풀타임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은 많은 것이 부족하여 정규직으로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비젼을 느끼고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8월에 한국으로 들어가 비자를 바꿔 다시 돌아올 예정입니다.
내년 지금 저는 멜번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